책과 커피,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 고양이 책방, 책보냥 -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책방
새로운 고양이 책방의 탄생, 책보냥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며, 고양이 양육 가정의 숫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분명 어릴 적엔 주변에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거리의 고양이는 멸시나 증오의 대상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시선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제는 인터넷에서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농담이 회자될 정도로 고양이들이 사랑받고 있다. 덩달아 고양이를 주제로 한 출판물 역시 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고양이’를 검색하면 국내 도서 분야에만 3,800권 이상의 도서가 검색된다. 외국 도서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몇만 권으로 뛴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국내 도서만 모아도 책방 하나쯤은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다. 고양이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출판물도 점점 늘고 있으니 당연히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방을 바라는 사람도, 책방을 열고자 하는 사람도 생겼다.
몇 해 전 종로구에 문을 연 ‘슈뢰딩거’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방으로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대표적 공간이었는데, 몇 달 전 강릉으로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 때마침 서울에 다시 새로운 고양이 책방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애묘인들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좋은 공간이 생긴 것 같아 반가웠고, 그곳이 궁금해졌다.
▲ 생각보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다
벨을 누르면 반갑게 문이 열리는 곳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을 나와 걷기를 10여분 . 성북로10가길 21. 조그만 구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골목을 이루는 동네에 책보냥이 있다. ‘이런 주택가 사이에 책방이 있을 수 있을까?’ 하며 들어선 좁은 골목 모퉁이에서 한옥을 만났는데, 귀여운 필체의 조그만 명패가 붙어있었다.
▲ 골목길 사이의 한옥집을 개조한 책방
▲ 귀여운 명패와 작은 벨이 인상적인 대문
책보냥의 문은 닫혀 있었다. 닫혀있는 대문에 쭈뼛한 것도 잠시 벨을 누르자 인상 좋은 사장님이 ‘네’ 하며 달려 나온다. 반갑게 문이 활짝 열렸다. 아마도 닫혀 있던 문은 호기심 강한 고양이들이 책방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것 같았다.
책보냥에 들어가기 위해 벨을 눌러야 한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문을 직접 열어주어야 하니 들어올 때는 어서 오라고 반갑게 맞이하게 되고, 떠날 때도 안녕히 가시라며 문 앞까지 배웅하게 되는 구조다. 그러니 책방에 간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나러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만큼 공간도 편안했고,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말 붙여 주시는 사장님도 친근했다.
▲ 책보냥 마당 풍경
▲ 책방 안에서 마당을 바라 본 모습
대문을 들어서면 펼쳐지는 풍경은 정겨웠다. 처마에는 고양이가 대롱대롱 달린 풍경이 매달려 있고, 액자와 고양이가 그려진 포렴이 걸려 있었다. 마당 한 켠 사장님이 직접 그린 고양이 그림을 전시한 공간도 있었다. 사장님은 그림과 사진 작업 등을 하는 작가님인데 사실 책보냥은 사장님의 작업실 겸 고양이 책방이다. (고양이 그림 전시회는 종료!)
▲ 마당 한켠에서 마련된 고양이 그림 전시 공간
책보를 맨 고양이
툇마루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문을 안으로 들어서자 더 멋진 공간이 펼쳐졌다. 한편에 자리한 커피를 내리는 공간, 벽을 따라 늘어선 책장, 문 앞의 선반과 선반 위의 엽서, 책보냥의 굿즈가 눈에 띄었다.
책보냥 굿즈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책보다. 사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책보냥은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책을 보고 있냐고 묻는 말이다. “책보냥?”
두 번째는 ‘책보를 맨 고양이’라는 뜻이다. 고양이가 어째서 책보를 매는지는 설명을 듣진 못했지만, 등 위로 책보를 맨 고양이가 캣워크를 하는 상상을 하니 귀여울 것 같다. 아무튼, 두 번째 이유로 책보냥에는 책보 굿즈가 있는데 책을 5권 이상 구매하면, 책보에 싸준다고 한다. 은근 탐이 나는 물건이었다.
▲ 책보냥의 예쁜 굿즈들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 내부는 예스럽고 멋스러웠다. 천장이 막혀 있지 않아 한옥 특유의 지붕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 개방감을 주었고, 마당이 보이는 창을 통해 햇살도 충분하게 전해졌다.
책장에는 고양이 책들이 꽂혀 있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소설, 사진집, 잡지, 만화책, 일본 도서였는데 그 수량은 많지 않지만, 꽤 구색이 갖춰져 있었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도 꽤 있었다. 책장 주변은 포스터나 사진, 손글씨 등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는데, 특히 빈 곳 사이사이에는 놓인 고양이 피규어가 너무 귀여웠다.
▲ 군데군데 귀엽게 장식된 책장들
▲ 책보냥 내부의 모습들
책과 커피,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새로운 손님들이 찾아오자 사장님이 한쪽 구석에 자리한 책상으로 안내하고 카드를 나눠주었다. 카드에는 고양이 눈과 코가 그려져 있었는데 손님들이 그 위에 고양이 그림을 그리면 가장 넓은 창문 위로 카드를 붙여주었다. 책방의 방문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 손님들이 직접 그린 고양이
▲ 손님들이 그림을 그리면 사장님이 창문에 붙여준다
한참을 책장을 살피며 끌리는 책을 펼쳐보고, 사장님의 그림을 감상했다. 종종 사장님이 손님들과 나누는 대화도 엿들으며 책방을 구경하는 사이 책보냥에서 키우는 두 마리 고양이 중 한 녀석이 잠에서 깨 나른한 얼굴로 손님들 사이를 어슬렁거렸다. 온풍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 때문인지 나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따뜻한 커피가 생각났다.
▲ 귀여운 고양이
▲ 사장님 무릎 위에 앉은 잘생긴 고양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벨 소리와 함께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그 틈에 맞춰 책방을 나왔다. 잠시나마 책보냥에서 보낸 시간이 위로가 된 기분이었다. 책과 커피, 고양이가 함께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사장님의 필터 커피 맛이 궁금했지만, 강화된 거리두기로 커피를 마실 수는 없었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나를 포함해 지구상 모든 이에게 힐링이 필요한 요즘이다.
만약, 답답한 생활에 소소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책보냥으로의 마실을 권한다. 귀여운 고양이와 사장님의 그림, 고양이 책들이 한결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고양이는 그 존재 자체로 힐링이기 때문이다.
책과 커피,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 고양이 책방, 책보냥
-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책방
새로운 고양이 책방의 탄생, 책보냥
반려동물 시장이 성장하며, 고양이 양육 가정의 숫자도 늘고 있다고 한다. 분명 어릴 적엔 주변에 고양이를 키운다는 사람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거리의 고양이는 멸시나 증오의 대상이었는데 요즘은 그런 시선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이제는 인터넷에서 ‘나만 고양이 없어’라는 농담이 회자될 정도로 고양이들이 사랑받고 있다. 덩달아 고양이를 주제로 한 출판물 역시 늘고 있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고양이’를 검색하면 국내 도서 분야에만 3,800권 이상의 도서가 검색된다. 외국 도서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몇만 권으로 뛴다. 고양이가 주인공인 국내 도서만 모아도 책방 하나쯤은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다. 고양이에 대한 관심도 늘었고, 출판물도 점점 늘고 있으니 당연히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방을 바라는 사람도, 책방을 열고자 하는 사람도 생겼다.
몇 해 전 종로구에 문을 연 ‘슈뢰딩거’는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방으로 책과 고양이를 사랑하는 이들을 위한 대표적 공간이었는데, 몇 달 전 강릉으로 떠나며 많은 이들에게 아쉬움을 남겼다. 그런데 때마침 서울에 다시 새로운 고양이 책방이 문을 열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애묘인들의 헛헛한 마음을 달래줄 좋은 공간이 생긴 것 같아 반가웠고, 그곳이 궁금해졌다.
▲ 생각보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책들이 많다
벨을 누르면 반갑게 문이 열리는 곳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을 나와 걷기를 10여분 . 성북로10가길 21. 조그만 구옥들이 옹기종기 모여 골목을 이루는 동네에 책보냥이 있다. ‘이런 주택가 사이에 책방이 있을 수 있을까?’ 하며 들어선 좁은 골목 모퉁이에서 한옥을 만났는데, 귀여운 필체의 조그만 명패가 붙어있었다.
▲ 골목길 사이의 한옥집을 개조한 책방
▲ 귀여운 명패와 작은 벨이 인상적인 대문
책보냥의 문은 닫혀 있었다. 닫혀있는 대문에 쭈뼛한 것도 잠시 벨을 누르자 인상 좋은 사장님이 ‘네’ 하며 달려 나온다. 반갑게 문이 활짝 열렸다. 아마도 닫혀 있던 문은 호기심 강한 고양이들이 책방 밖으로 뛰쳐나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안전장치인 것 같았다.
책보냥에 들어가기 위해 벨을 눌러야 한다는 점은 매력적이었다. 문을 직접 열어주어야 하니 들어올 때는 어서 오라고 반갑게 맞이하게 되고, 떠날 때도 안녕히 가시라며 문 앞까지 배웅하게 되는 구조다. 그러니 책방에 간 것이 아닌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던 지인을 만나러 방문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만큼 공간도 편안했고, 이것저것 물어보시고 말 붙여 주시는 사장님도 친근했다.
▲ 책보냥 마당 풍경
▲ 책방 안에서 마당을 바라 본 모습
대문을 들어서면 펼쳐지는 풍경은 정겨웠다. 처마에는 고양이가 대롱대롱 달린 풍경이 매달려 있고, 액자와 고양이가 그려진 포렴이 걸려 있었다. 마당 한 켠 사장님이 직접 그린 고양이 그림을 전시한 공간도 있었다. 사장님은 그림과 사진 작업 등을 하는 작가님인데 사실 책보냥은 사장님의 작업실 겸 고양이 책방이다. (고양이 그림 전시회는 종료!)
▲ 마당 한켠에서 마련된 고양이 그림 전시 공간
책보를 맨 고양이
툇마루에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문을 안으로 들어서자 더 멋진 공간이 펼쳐졌다. 한편에 자리한 커피를 내리는 공간, 벽을 따라 늘어선 책장, 문 앞의 선반과 선반 위의 엽서, 책보냥의 굿즈가 눈에 띄었다.
책보냥 굿즈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가장 하이라이트는 바로 책보다. 사장님의 설명에 의하면 책보냥은 두 가지 뜻이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호기심 많은 고양이가 책을 보고 있냐고 묻는 말이다. “책보냥?”
두 번째는 ‘책보를 맨 고양이’라는 뜻이다. 고양이가 어째서 책보를 매는지는 설명을 듣진 못했지만, 등 위로 책보를 맨 고양이가 캣워크를 하는 상상을 하니 귀여울 것 같다. 아무튼, 두 번째 이유로 책보냥에는 책보 굿즈가 있는데 책을 5권 이상 구매하면, 책보에 싸준다고 한다. 은근 탐이 나는 물건이었다.
▲ 책보냥의 예쁜 굿즈들
한옥을 개조해 만들어 내부는 예스럽고 멋스러웠다. 천장이 막혀 있지 않아 한옥 특유의 지붕 구조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 개방감을 주었고, 마당이 보이는 창을 통해 햇살도 충분하게 전해졌다.
책장에는 고양이 책들이 꽂혀 있다. 고양이를 주제로 한 소설, 사진집, 잡지, 만화책, 일본 도서였는데 그 수량은 많지 않지만, 꽤 구색이 갖춰져 있었다. 흥미로워 보이는 책들도 꽤 있었다. 책장 주변은 포스터나 사진, 손글씨 등으로 예쁘게 꾸며져 있는데, 특히 빈 곳 사이사이에는 놓인 고양이 피규어가 너무 귀여웠다.
▲ 군데군데 귀엽게 장식된 책장들
▲ 책보냥 내부의 모습들
책과 커피, 고양이와 함께하기 좋은 날
새로운 손님들이 찾아오자 사장님이 한쪽 구석에 자리한 책상으로 안내하고 카드를 나눠주었다. 카드에는 고양이 눈과 코가 그려져 있었는데 손님들이 그 위에 고양이 그림을 그리면 가장 넓은 창문 위로 카드를 붙여주었다. 책방의 방문객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좋아 보였다.
▲ 손님들이 직접 그린 고양이
▲ 손님들이 그림을 그리면 사장님이 창문에 붙여준다
한참을 책장을 살피며 끌리는 책을 펼쳐보고, 사장님의 그림을 감상했다. 종종 사장님이 손님들과 나누는 대화도 엿들으며 책방을 구경하는 사이 책보냥에서 키우는 두 마리 고양이 중 한 녀석이 잠에서 깨 나른한 얼굴로 손님들 사이를 어슬렁거렸다. 온풍기에서 나오는 따뜻한 바람 때문인지 나 또한 조금 나른한 기분이 들었다. 따뜻한 커피가 생각났다.
▲ 귀여운 고양이
▲ 사장님 무릎 위에 앉은 잘생긴 고양이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벨 소리와 함께 새로운 손님이 찾아왔다. 그 틈에 맞춰 책방을 나왔다. 잠시나마 책보냥에서 보낸 시간이 위로가 된 기분이었다. 책과 커피, 고양이가 함께하기 딱 좋은 날이었다.
사장님의 필터 커피 맛이 궁금했지만, 강화된 거리두기로 커피를 마실 수는 없었다.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나를 포함해 지구상 모든 이에게 힐링이 필요한 요즘이다.
만약, 답답한 생활에 소소한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책보냥으로의 마실을 권한다. 귀여운 고양이와 사장님의 그림, 고양이 책들이 한결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고양이는 그 존재 자체로 힐링이기 때문이다.
■ 함께 둘러보면 좋을 곳
나폴레옹 제과점, 성북동 국수거리
·주소 : 서울 성북구 성북로 10가길 21
·운영시간 : 목-일 : 오후 1시 ~ 오후 7시 휴무일: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휴무
·도서 종류 : 고양이를 소재로 한 사진집, 잡지, 소설, 에세이와 고양이 굿즈
·연락처 : lovefromcat@kakao.com / 010-5417-9814
·시설 : 시설 : 책상 1개, 곳곳에 의자 다수
· SNS : https://www.instagram.com/chaekbonyang/
개점일 : 2020. 10. 31
필자_김학수
내용 update 확인: 2020.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