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지관

위클리 지관에서는 평범한 일상속에서 잠시 '멈춤'신호를 받을 수 있는 삶의 물음들을 살펴봅니다. 책, 영화, 강연, 칼럼 등 다양한 컨텐츠를 통해서 매주 하나의 물음을 사유합니다. 매주 수요일,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를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VOL.219]✉️ 시간의 기록을 담은 12월의 전시 소식 ⏱️

성미현
2025-12-09
조회수 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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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들었던 작고 떨리는 그 음성을 잊지 못합니다.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고, 그러면서 세상은 왜 이렇게 아름다운가요?’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한강 작가는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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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과거와 현재를 상기시킵니다. 또한 스스로 늘 가슴에 품어왔다는 두 개의 질문처럼, 과거가 현재를 그리고 죽은 자가 산 자를 도울 수 있음을 끊임없이 증명해 왔습니다. 한강 작가에게 문학이 그러하듯, 과거와 현재를 잇는 기록의 힘은 위대합니다. 일기, 편지, 사진, 그림 등등 어떤 형태의 기록이든 시간과 사유가 쌓일수록 더욱 빛나는 가치를 선사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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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지금의 내가 난쟁이일지라도

매일의 기록이 쌓이면

우리는 그 위에서

더 멀리 보고 더 깊이 생각할 수 있다.

- 기록학자 김익한 <거인의 노트>-


얼마 전 강연에서 만난 박준 시인 역시, 더 나은 삶을 사는데 일기 쓰기와 같은 기록이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는데요. 쓰고 생각하고 복기하다 보면 생각이 확장되고 비로소 새롭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시인은 말합니다. 찰나의 순간들은 소멸하지만 기록을 통해 그것을 다시 만날 때 보석같은 지혜를 만나게 되는 경험, 여러분도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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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재단법인 지관 유튜브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에 섰습니다. 연말을 맞아 다양한 형태의 기록들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전시들을 통해, 오늘을 사유하고 새로운 내일을 맞이할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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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전이나 드라마, 영화로 가공된 이순신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순신 장군이 직접 친필로 쓴 날 것 그대로의 편지와 일기, 필사본 등의 기록 그리고 그의 손때가 고스란히 묻은 유물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충무공 이순신 탄신 480주년·광복 80주년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이 바로 그것인데요. 이순신 종가가 보관해 온 주요 유물 20건 34점 진본이 한꺼번에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난중일기’, ‘임진장초’, ‘서간첩’, 이순신 장검, 류성룡의 회고록 ‘징비록’, ‘조선방역지도’ 등 국보 6건 15점 그리고 ‘천자총통’, ‘지자총통’ 등 보물 39건 43점, 이충무공 유적보존 ‘성금대장’ 등 국가등록문화유산 6건 9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일본이 소장하고 있던 유물은 물론, 스웨덴 동아시아 박물관의 소장품도 한국을 찾았는데요. 특히 조선과 명나라 군대의 활약상을 그린 ‘정왜기공도’의 경우, 후반부 6폭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전반부 6폭은 스웨덴 동아시아 박물관이 소장하던 것을 이번 전시기간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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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난중일기 친필본,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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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정왜기공도(전반부),  국립중앙박물관

석양을 타고(乘夕) 돌아왔다.…

비가 아주 많이 쏟아졌다. 

모든 일행이 다 꽃비(花雨)에 젖었다.

-1592년 2월 23일 이순신 <난중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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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꽃과 버들이 만발할 때와 단풍과 국화가 필 때 

언제가 더 좋으신지요?

저와 같은 세속의 관리는 너무 바쁘고 일이 많아 

함께 감상할 길이 없습니다.

제게 '신선이 될 인연이 없는 사람'이라고 

나무라셨던 것은 참으로 정확한 말씀이십니다.

-이순신이 현승덕에게 보낸 편지 -

국난의 위기에서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우던 이순신의 기백 이면에 숨겨진 인간 이순신의 섬세한 내면을 만날 수 있는 편지와 기록들이 특히 눈길을 끕니다. 2025년을 보내며 여러모로 어려운 시국 앞에선 오늘의 우리에게 충무공 이순신이 전하는 응원의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 기  간:  2025.11.28~2026.3.3
■ 시  간:  월, 화, 목, 금, 일 - 10:00 ~ 18:00 
                수, 토 - 10:00 ~ 21:00
 휴관일:  
2026. 1. 1 / 2. 17(설날)
■ 장  소: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 137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2
■ 안  내:  
전시과 ☎️ 2077-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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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 서울시 내 손안에 서울

지난해 국내 최초의 공공 사진 전문 미술관인 ‘서울 시립 사진미술관’이 문을 열었는데요. 대표적인 기록의 예술인 사진이 정적인 분야라는 편견은 잠시 접어 두셔도 좋을 듯합니다. 사진 미술관 개관 세 번째 특별전 《사진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에서는 사진을 기반으로 제작된 회화, 판화, 조각, 설치, 영상 등 통념을 깨는 다양한 실험적 전시를 만날 수 있습니다. 1950년대 후반부터 사진을 창작의 도구로 사용해 한국 현대 미술의 새로운 길을 열어 온 36명의 작가들의 작품 총 2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장르를 초월한 다양한 시도로 시대정신을 표현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현대사의 주요 순간들과 조우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대를 앞서간 독창적인 시도들이 주는 신선한 충격도 만끽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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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김용철의 〈포토·페인팅―신문보기, 신문버리기〉서울시립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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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채응언〈여기를 보세요, 하나 둘 셋〉서울시립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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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승택 ‘매달린 성'(1962), 서울시립사진미술관
■ 기간:  2025.11.26-2026.3.1
■ 시간:  화,금 10:00~20:00 
            토,일,공휴일 10:00~18:00
■ 휴관:  매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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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가 무대라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소통을 시도합니다. ‘인어공주’ ‘호두까기인형’ ‘카멜리아 레이디’ ‘안나 카레니나’ ‘지젤’ ‘호이 랑’ ‘허난설헌-수월경화’ 등 국립발레단 대표 레퍼토리 일곱 편을 홍장현, 박경일, 김희준, 조기석, 이재용, 정희승 등 여섯 명의 한국 대표 사진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정지된 이미지 안에서도 여전히 흐르는 발레의 '움직임'과 '호흡'을 시각예술로 확장해 소개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5년 전 팬데믹으로 인해 무대 공연이 멈춘 가운데도 여전히 멈출 수 없었던 무용수들의 보이지 않는 땀과 노력을 기록으로 남기고자 기획되었다고 하는데요. 발레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발레를 새롭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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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진가 '호이랑'  출처 :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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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 사진가 '호두까기 인형' (좌), 김희준 사진가 '안나 카레니나'(우). 출처:국립발레단 
■ 기간:  2025.12.11~2025.12.18
■ 시간:  10:00 ~ 19:00 
■ 휴관:  월요일 
 ■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무료 전시)
■ 안내: ☎️1688-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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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대표했던 건축물의 생애가 자서전으로 전시됩니다 

건축물의 자서전을 만나보신 적이 있나요? 한때 시대를 대표했던 한 건축물이 생의 마지막을 앞두고 자서전이라는 이름으로 그 퇴장을 알립니다. 1983년 서울 남산의 중심부에 세워져 40여 년 동안 서울의 역사와 함께해 온 힐튼 호텔이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철거가 진행 중인 힐튼 서울에 축적된 수많은 사연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이색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설계도면부터 관계자 간 주고 받은 서신, 이젠 쓰지 않는 객실 열쇠부터 손님 응대 매뉴얼, 기록 사진과 인터뷰, 해체된 건축물 속에서 발견된 시간의 잔해물들이 전시된다고 하는데요. '사라짐으로써 기억된다'는 것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는 특별한 전시가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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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튼서울을 상징하던 18m높이의 아트리움. 출처 : 피크닉 
■ 기간:  2025.9.25~2026.1.4
■ 시간:  화-일 10:00 ~ 18:00 (입장 마감 17시)
■ 휴관:  월요일 
 ■ 장소:  서울 중구 퇴계로6가길 30 <피크닉> 
■ 안내: ☎️ 02-318-3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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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손 편지를 써본 게 언제인지 기억하시나요?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이면 지인들에게 보낼 크리스마스카드와 연하장을 고르느라 분주하던 시절도 있었는데요. 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연말과 새해에 어떤 편지를 주고받았을까요? 기증유물 중 한글편지 60 여건을 통해 옛사람들의 그리움과 기다림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립니다. 옛 편지에 담긴 이야기들을 관람하는 것은 물론 옛말로 한글편지 써보기 체험 참여도 가능하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써 내려간 옛사람의 편지를 마주하다 보면 누군가에게 진심을 담은 편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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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영 모친 한글편지 1875.12.16 박한설 기증,  출처 : 서울역사박물관
■ 기간:  2025.12.10~2026.3.2
■ 시간:  화-일 09:00 ~ 18:00 (입장 마감 15:30)
■ 휴관:  월요일 
 ■ 장소: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새문안로 55
            서울역사박물관 기획전시실B 
■ 안내: ☎️ 02-724-0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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