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각 분야 명사들이 들려주는 다양한 주제의 인문이야기를 통해 생각의 지평을 넓히고, 지혜의 깊이를 더하시길 바랍니다.

인생왜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조종희 작가)

2025-11-13
왜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55a383d78b3bb.png


잠시 ‘고전(classic)’이라는 단어의 정의를 『옥스퍼드 영어사전』에서 살펴보자. “최고 등급의, 가장 높은 지위나 중요성을 지닌; 공인된 기준이나 모범을 이루는; 지속적인 관심과 가치를 지닌.” 즉, ‘고전’이란 시대를 초월한 품격을 뜻한다. 문학의 세계에서 ‘고전’은 문화적 가치와 매력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작품을 의미한다.


이제 단어의 정의는 알았지만, 여전히 궁금할 수 있다. 무엇이 어떤 작품을 ‘고전’답게 만드는가? 왜 ‘고전 문학’을 읽어야 하는가?

작가 이탈로 칼비노(Italo Calvino)는 1991년 저서 《왜 고전을 읽는가》(Why Read the Classics?)에서 이러한 질문에 답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고전’의 기준 14가지를 제시했다. 그중에서도 고전 문학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세 가지 기준을 살펴보자.


첫 번째 기준에서 칼비노는 말한다. “고전이란 사람들이 보통 ‘지금 다시 읽고 있다’고 말하는 책이지, ‘처음 읽고 있다’고 말하지 않는 책이다.”
일반적인 소설은 비교적 단순한 줄거리를 갖고 있어 한 번 읽으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다시 읽을 필요가 거의 없다.
반면 위대한 소설은 더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 문장 속에는 미묘한 뉘앙스와 상징이 숨어 있어 독자는 처음에는 놓치기 쉽다. 그래서 두 번, 세 번, 혹은 네 번까지 다시 읽으며 작품의 본질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


The Great Gatsby: a Novel: Illustrated Edition [Book]


예를 들어 《위대한 개츠비》를 보자. 이 작품의 핵심인 ‘아메리칸 드림’—부와 지위를 향한 허망한 추구—은 피상적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서술 방식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복잡한 문체와 신뢰하기 어려운 화자의 시선이 결합되어 독자들은 작가의 의도와 다른 해석을 하기도 한다. 피츠제럴드 자신도 “모든 서평 중, 아무리 열광적인 것조차도 이 책이 진정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작품의 메시지가 문자적 의미를 넘어선다면, 독자가 ‘행간을 읽어야’ 하기에 자연스레 다시 읽고 싶어지는 것이다.

칼비노의 여섯 번째 기준은 이렇게 말한다. “고전이란 독자에게 아직 다 전하지 못한 말을 언제나 품고 있는 책이다.”
즉, 언제 읽어도 새로운 통찰을 주는 책은 결코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다. 그런 책은 당연히 ‘고전’이라 불릴 만하다.


The Odyssey | Book by Homer | Official Publisher Page | Simon & Schuster


이를테면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 중 하나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그 이유가 단순히 ‘보편적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모든 책이 보편적 주제를 담고 있다. 진정한 고전의 생명력은 ‘독창성’에 있다. 《오디세이아》는 ‘최초의 서사시의 형태’로, 이후 수많은 작품에 영감을 준 원형이었다. 그리고 고전은 문학뿐 아니라 사회와 문화에도 깊은 흔적을 남긴다.

여덟 번째 기준은 이렇게 말한다. “고전이란 끊임없이 비평의 구름을 만들어내지만, 그 구름의 먼지를 언제나 털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즉, 고전은 언제나 비평과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끊임없는 해석과 재평가의 대상이며, 그래서 활발한 논의가 이어진다. 최근 수십 년 동안, 전통 교육과정에서 고전이 지나치게 우선시된다는 비판도 있었다. 일부는 고전이 ‘죽은 백인 남성들’이 쓴 유럽중심적 작품이라고 비난한다.
게다가 일부 고전은 오늘날의 기준에서 명백히 차별적이거나 모욕적인 언어를 포함하고 있다.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소수자의 경험을 긍정적으로 담은 문학을 더 많이 가르치고 읽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만약 어떤 ‘고전’이 저자의 인종차별적 태도를 드러내며 비판의 ‘구름’을 걷어내지 못한다면, 그런 작품은 진정한 고전이라 부르기 어렵다. 비판이 작품의 가치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고전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고전이 모두 백인 남성의 작품만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토니 모리슨, 제임스 볼드윈, 랭스턴 휴스 같은 흑인 작가들의 작품도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들의 작품은 인간 경험의 깊이를 편견 없이 탐구하며, 바로 이런 작품들이야말로 고전의 이름에 걸맞다.


결국, 고전을 다른 문학작품과 구별 짓는 핵심 요소는 ‘섬세함’과 ‘독창성’이다. 고전을 둘러싼 지속적인 비평과 논의가 바로 그 작품을 ‘살아 있게’ 한다. 작가가 세상을 떠났어도, 작품은 여전히 대화 속에 존재한다.

칼비노의 세 가지 기준을 살펴본 뒤에도 마지막으로 남는 질문이 있다. 바로 책 제목이 제안하듯, “왜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전은 문학 장르 전체에 영감을 준다. 그들은 선구자이자 길잡이다. 오늘날의 거의 모든 현대 소설은 어떤 방식으로든 고전의 영향을 받았다. 고전을 읽으면 현대 문학 속에 숨은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독자는 여행자와 같다. 인생에서 모든 곳을 다 가볼 수 없듯,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도 없다. 고전은 문학 세계의 주요 랜드마크다 — 콜로세움, 파르테논 신전, 피라미드, 하기아 소피아, 타지마할처럼.
인생에서 정말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고전이다.


참고문헌

  • Why Read the Classics?

https://mhscardinalchronicle.com/6241/opinion/why-read-the-classics/

  • Every era believes it is enlightened. Old books teach us otherwise

https://mhscardinalchronicle.com/6241/opinion/why-read-the-classics/

  • Why Read the Classics?

https://mhscardinalchronicle.com/6241/opinion/why-read-the-classics/



_20180129113834.jpg

필자_조종희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만나는 지점, 특히 새로운 기술이 가져올 인류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많다. 현재 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에서 마케팅 분석을 담당하고 있다. 그 전에는 포드자동차, 빅토리아 시크릿과 오라클에서 근무했다. 카네기멜론대학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클라우드의 미래에 투자하라"가 있다.